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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_책

[어원(語原)] 국가편 2 미국, 케냐, 영국의 기원

by john Kim 2021. 11.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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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United States of America

"미국의 이름은 독일인이 지었다"

물론 이 국가를 그저 아메리카라고만 부르진 않지만, 일반적으로는 그렇게 지칭한다. (일종의) 아메리카로 불리는 곳은 USA가 위치한 대륙이다. 북으로는 캐나다, 남으로는 칠레가 있는 땅덩이를 아메리카 단일 대륙이라 여기는 사람들도 있고, 북아메리카와 남아메리카로 나누어 보는 사람도 있다. 일반적으로 파나마는 북아메리카 최남단, 콜롬비아는 남아메리카 최북단으로 여겨진다.

크리스토퍼 콜럼버스가 아메리카 대륙을 발견하고, 첫발을 내디딘 유럽인이라는 이야기는 모두가 알고 있을 것이다. 하지만 오늘 우리가 더 주목하는 인물은 이탈리아 탐험가인 아메리고 베스푸치이다. 콜럼버스는 그가 발견한 땅이 아시아 서쪽이라 생각했지만, 아메리고는 그 땅이 사실상 아시아와는 완벽히 분리되었다고 주장했다. 결국 누가 맞았는가는 이제 우리가 모두 잘 아는 사실이다.

아메리고는 그 땅에 자신의 이름을 붙이지 않았다. (이렇게 겸손하다니!) 그곳을 횡단했던 유럽인들에게 이 땅은 완전히 새로웠기 때문에 그는 이 땅을 "신세계"라 불렀다. 그렇다면 누가 이탈리아 탐험가의 이름을 따서 그 대륙에 이름을 붙였을까? 영광의 주인공은 독일 지도 제작사 마르틴 발트제뮐러이다. 당시까지 이루어진 모든 발견을 반영하여 그가 지도 제작 하고 있었을 때 자처해서 그 지역에 이름을 붙였다. 오늘날의 아르헨티나, 칠레, 파라과이에 해당했을 듯한 그 지역을 아메리카라 부른 것이다. 이는 아메리고의 라틴식 표기법인 아메리쿠스 베스푸치에서 비롯하였다. 아메리고 베스푸치는 헝가리의 성 에메리코의 이름을 따서 지었다고 알려지기 때문에, 아메리카라는 명칭은 헝가리인의 이름을 딴 이탈리아인의 이름을 다시 따서 독일인이 만든 지명이다.

국가명 중 "United States of(~합중국)" 부분에 관해서는 딱히 재밌는 내용이 없다. 미국이 독립했을 때 그렇게 불린 것으로서 여러 주가 통합되었다는 뜻일 뿐이다. 미국은 13개의 식민지로 시작했고, 지금은 우리가 모두 알듯이 50개 주이다. 독립선언문 초안과 헌법 서문에 "United States of America(미합중국)"가 등장하면서 1776년 버지니아 신문에 기고된 익명의 기사에 이 단어가 최초로 기록되었다.

 

Kenya

"케냐와 타조의 상관관계"

무엇보다 케냐는 현재의 이름을 갖게 된 것에 대해 타조에게 고마워해야 한다. 물론 조금 과장이긴 하지만 어쨌든, 케냐라는 지명은 많은 사람의 머릿속에 자리 잡은 아프리카의 고전적이면서 선사시대에 가까운 인상을 불러일으키지만 사실 꽤 현대에 만들어진 명칭이다. 그 땅의 사람들이 케냐를 어떻게 불렀는지 우리는 사실 모른다. 그곳이 공식적으로 케냐가 된 것은 1920년 영국의 왕령 식민지로 선포되었을 때이다.

국가명은 케냐에서 두 번째로 높은 산이자 가장 상징적인 랜드마크 케냐산의 이름을 따서 지어졌다. 그렇다면 케냐산의 이름은 어떻게 지어졌나? 어떻게 그 이름을 갖게 되었는지에 관해서는 무수한 의견이 있다. 가장 유명한 이야기는 요한 루트비히 크라프와 요하네스 렙만(1846년 그 지역을 탐험한 두 명의 선교사)이 멀리서 그들이 보았던 거대한 산을 어떻게 부르는지 원주민 가이드에게 물었을 때이다. 가이드는 그 산을 캄바어로 "키마 캬 케니아"라 불렀다. "케니아"는 산을 덮고 있던 반짝이는 얼음과 관련하여 '반짝이다' 또는 '빛나다'로 번역된다.

그렇지만 캄바가 그 지역의 유일한 언어는 아니었다. 아메루인들은 그 산을 키리미라라 불렀는데, 이는 "흰색 깃털 산"이라는 뜻으로 이번에도 산 위의 얼음을 언급한 것이다. 키쿠유인들은 그 산을 "신의 휴식처" 또는 "타조가 있는 곳"으로 번역될 수 있는 키리냐가 또는 키리 냐가라 불렀다. 어떤 사람들은 이 산이 수컷 타조와 닮았다고 생각했는데, 산의 검은색과 눈의 흰색이 거대하고 날지 못하는 그 새의 색깔과 같다는 것이다. 하지만 말했듯이 이 설명은 조금 많이 나갔다. 이 지역명은 그저 여러 지역에서 그 산을 지칭하는 것 중 하나였고, 영어로 잘못 발음되어 케냐가 된 것이다.

 

Great Britain

"UK보다 더 재미있는 영국의 이름"

끊지 말고 내 말 좀 들어달라. 물론 엄격히 말해 그레이트 브리튼이라 불리는 국가는 없다는 것을 나도 안다. 그레이트 브리튼은 잉글랜드, 웨일스, 스코틀랜드가 있는 섬을 뜻하는 지리학적 명칭이다. 그리고 북아일랜드가 합쳐지며 연합왕국이라는 국가가 되었다. 하지만 UK이라는 이름은 좀 시시하지 않은가.

한편 그레이트 브리튼은 훨씬 더 재미있는 어원을 가지고 있다.

브리튼의 경우는 그리스 탐험가인 피테아스가 기원전 4세기에 브리튼 땅에서 우연히 만났던 부족민에게 기원하고 있다. 이들의 명칭은 프레타니였기 때문에 피테아스는 그가 만난 사람들이 있던 땅에 두 가지 이름을 붙였다. 바로 브레타니아와 프레타니케. 이 두 개의 이름을 프레타니아라는 하나의 이름으로 탄생하였고, 이는 우리가 오늘날까지 듣고 있는 그 이름과 몹시 비슷하게 들린다. 바로 브리타니아이다.

그렇다면 그 지역이 프레타니와 프레타니케였는데 브리타니아의 B는 도대체 어디서 나온 것인가? 글을 쓸 때 피테아스가 P와 B를 혼용하는 습관이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로마인들이 그 땅을 정복하고, 그곳을 브리타니아라 부르기 시작하면서 철자 B가 사용된 것이다.

하지만 이 로마 지역은 지금의 잉글랜드와 웨일스만을 포함했다. 그렇다면 스코틀랜드는 어떻게 된 것일까? 안타깝지만 로마인들이 스코틀랜드를 완전히 정복하지 못하였기 때문에 그들은 브리튼과는 분리되어 있었다. 결국 부리튼의 로마 지역은 잉글랜드 왕국으로 알려지게 되었다.

그레이트 브리튼의 그레이트는 프랑스의 브리타니와 견주어 브리튼이 더 크다는 의미다. 제임스 6세가 잉글랜드와 스코틀랜드 두 국가의 왕이 되었을 때 잉글랜드 왕국과 스코틀랜드 왕국은 그들의 왕정을 통합했고, 이때 그 지역은 공식적으로 그레이트 브리튼이라는 이름을 갖게 되었다. 그리고 두 단어가 합쳐져 그레이트 브리튼 연합왕국이라 불렸다.

하지만 브리튼은 가끔 또 다른 이름인 블라이티라 불리기도 한다. 땅 이름이라기에는 귀여운 애완동물의 이름처럼 들릴 수 있지만, 사실 들리는 것보다 더 많은 역사가 숨어있다. 이 별칭은 제1차 세계 대전의 참호 속에서, 그리고 빅토리아 여왕의 인도 통치 전성기에 집을 떠나온 영국인들의 향수병에서 나온 말로 애정을 갖고 사용했던 말이다. 외국인, 영국인, 또는 유럽인 등을 의미하는 우르두어 "vilayati"에서 나온 단어로서 인도를 방문한 유럽인을 지칭하는 일반명칭이 되었다. 그리고 어느 순간 v를 b로 잘못 들었고, 그렇게 만들어진 "bilayati"가 결국 "Blightly"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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