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원(語原)] 동물편 ⑬ 연어, 흰동가리, 곱상어
물고기와 수중생물(FISH & AQUATIC LIFE)
마지막으로 우리의 어원 사파리에서 땅과 하늘을 뒤로 하고 물에 사는 물고기와 그 외 다양한 생물의 이름 속으로 뛰어들어보자. 사실 이미 몇 가지는 앞에서 다뤘다. 악어는 물에 사는데 파충류에서 다뤘고, 향유고래는 바다에 사는데 포유류에서 다뤘다. 거짓말쟁이가 된 것 같다. 그건 그렇고 'fish'라는 단어의 명확한 기원은 없다. 분명한 것은 그 이름이 아주 오랜 시간 상대적으로 변화 없이 유지되었다는 점이다. 이 단어의 유래는 피스크(pisk)라는 인도 유럽 조어로 거슬러 올라가는데 오늘날 우리가 아가미 달린 경이로운 생물을 칭하는 그 이름과 크게 다르지 않다.
SALMON
"도약하는 물고기, 연어의 이름"
살몬(salmon, 연어) 이야기보다 더 아름답고 시적인 것이 자연에 또 있을까? 그들은 개울에서 태어나 한동안 바다에서 자라고 산다. 그리고 개울과 하천으로 다시 거슬러 올라와 그곳에서 알을 낳고 죽는다. 해양에서 개울로 되돌아오는 대장정 중에는 먹이 섭취를 멈추고 집에 닿기 위해 사력을 다한다. 도착 후 이들은 짝짓기하고 번식한다. 보통 이 과정에 암컷을 차지하게 위한 수컷들의 싸움이 포함된다. 일단 새로운 생명이 나오면 이들은 죽음을 맞이한다.
이런 이야기는 자연에 많지 않다. 집으로 돌아오는 여정에서 가장 잘 알려진 연어의 행동은 점프하여 상류로 올라오는 것인데 마치 강에서 튀어 오르는 물방울 같아 보일 수도 있다. 가끔은 다소 불행하게도(꽤 우스꽝스러워 보일 때도 있지만) 기다리고 있던 곰의 입속으로 완벽히 착지한다. 곰으로서는 거저 들어온 것인데, 우리도 음식이 입속으로 뛰어 들어온다면 얼마나 좋을까. 살몬(salmon)이라는 이름은 바로 이렇게 뛰어오르는 행동에서 나왔다. "도약하다"는 뜻의 라틴어 살리레(salire)에 기반하여 "도약하는 자"를 뜻하는 살모넴(salmonem)에서 만들어진 것이다.
CLOWN FISH
"니모의 진짜 이름"
클라운 피시(clown fish, 흰동가리)는 그룹 내 암컷이 죽으면 수컷 중 한 마리가 성을 바꿔 우두머리 암컷이 된다는 점에서 다소 신기한 물고기다. 인간도 이런 능력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는지 아닌지는 여러분의 판단에 맡기겠다. 클라운 피시는 색도 아주 다양하다. 가장 잘 알려진 것은 주황색 몸에 흰색과 검은색 줄무늬를 띈 것이지만 그것 외에 빨간색, 노란색, 검은색, 심지어 분홍색도 있다. 이렇게 밝고 다채로운 색깔 때문에 그들은 'clown(광대) fish'로 알려졌는데, 광대들이 밝고 화려한 색의 옷을 입기 때문이다. 다행히 이 물고기는 피에로만큼 섬뜩하지는 않다. 혹시 전문 피에로 배우가 이 글을 읽고 있다면 미안함을 전한다. 물론 당신은 아주 사랑스러운 사람일 것이다.
클라운 피시의 다른 이름도 있다. 바로 아네모네피시(anemone fish)이다. 클라운 피시와 말미잘이 형성하는 독특한 관계 때문에 생긴 이름이다. 클라운 피시와 말미잘은 공생관계를 맺고 있다. 이들 모두 이 관계에 만족할 뿐 아니라 각자의 생존에도 중요한 관계이다. 말미잘은 자신을 깨끗이 하고 죽은 촉수를 먹어 없애는데 클라운 피시를 활용하고, 클라운 피시는 말미잘이 남긴 음식을 먹고 말미잘의 따가운 촉수를 활용하여 포식자로부터 자신을 보호한다. 심지어 말미잘 속에서 살 수도 있다. 그야말로 완벽한 관계다! 나는 당신도 클라운 피시와 말미잘의 관계처럼 지금 곁에 있는 사람과 영원히 함께하는 관계를 갖길 희망한다.
말미잘 속에 사는 클라운 피시 이야기가 나왔으니 말인데 클라운 피시 중 가장 유명한 친구 '니모Nemo'를 이야기하지 않을 수 없다. 니모(Nemo)라는 이름은 "아무도 아닌(nobody)"을 뜻하며, 이는 조그만 니모가 얼마나 외롭게 바다에 갇혀 있게 되는지를 표현한 것이다. 니모라는 이름은 위험천만한 수중 모험에 자주 연루되는 쥘 베른의 소설 속 캐릭터의 이름을 딴 것이다. 바로 네모 선장(프랑스 소설가 쥘 베른의 소설 중 <해저 2만리>와 <신비의 섬>에 등장하는 인물)이다.
DOGFISH
"개와 닮은 점은?"
캣피시(catfish, 메기)가 왜 이런 이름인지는 안다. 그들은 고양이처럼 수염이 있고, 거대한 큰 무리와 집단을 형성하지 않고, 심지어 물에서 나올 때는 갸르릉거리는 소리까지 낸다고 알려져 있다. 그렇다면 도그피시(dogfish, 곱상어)라 불리는 생선은 어쩌다 생겨났을까?
그들은 개처럼 짖지도 않는다. 당신 또한 그 물고기를 무릎 위에 올려두고 끌어안고 싶다고 생각을 하지 않을 것이다. 반려견들이 보일 법한 성향 때문이라기보다 오히려 늑대와 비슷한 성향을 지녀서 지금의 이름을 얻게 되었다. 또한 도그피시는 실제로 개와 늑대가 사냥하듯이 떼를 지어 사냥한다고 알려져 있다.
이름과 관련한 또 한 가지 사실은 도그피시 낚시에서 아이디어를 얻어 도그피시라는 이름을 지었다는 점이다. 낚시꾼들 사이에서 도그피시는 종류를 가리지 않고 낚시 훅 끝에 달린 미끼를 거의 다 먹는다고 알려져 있다. 이러한 식습관이 개를 떠올리게 한 것이다. 특히 점심을 먹을 때 나의 반려견들이 나를 바라보던 그 귀여운 눈을 생각하면 그 이름이 충분히 이해된다.
오늘은 여기까지 이야기하기로 하자. 물고기 중에서도 가장 인기 있는 연어부터 니모로 잘 알려진 흰동가리, 마지막으로 곱상어까지 알아보았다. 친숙하지만, 몰랐던 그들의 이름의 뜻을 알고 나니 더 친해진 것 같지 않은가?
내일은 또 어떤 수중동물에 대해서 알아볼지 기대가 된다.